경제 이야기

(시사) 중국의 3항(3荒:물,에너지,토지) 경보

松宙 2005. 9. 7. 06:08

근래에 중국이 세계의 경제무대 선두그룹으로 무섭게 달려 나오고 있다.

그러나 그 고성장에 가려진 덫으로 무리한 난개발과 기상이변이 겹쳐

국토 30% 이상이 모래밭으로 변하는 부작용 또한 눈에 뛴다. 

개혁과 개방 25년, 중국경제는 지난 25년 동안 숨가쁘게 앞으로만 달려

왔다. 경제정책은 오로지 성장에 초점이 맞춰져 왔고, 세계경제가 불경기

에 시달리고 있을 때도 중국은 8% 안팎의 경제성장률을 지속하여, 세계

경제의 성장엔진이라는 찬사를 듣기도 했다.

 

지금도 전세계 제조업체들은 중국으로 몰려들고 있으며, 그래서 중국은

‘세계의 공장’이라는 별칭을 얻기도 했다. 그러나 경제에 영원한 성장이란

없는 법. 중국경제 역시 성장의 후유증이 하나둘씩 나타나고 있다. 그 중

심각한 문제로 제기되고 있는 것이 바로 물, 에너지, 토지 등의 부족을 뜻

하는 ‘3황’(三荒)이다. 중국경제가 3황의 늪에 빠지면서 성장의 한계에

봉착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 에너지

전력, 석유, 천연가스 등 에너지 부족은 중국경제가 당면한 가장 큰 문제

일 것이다. 올해 중국의 전력부족량은 약 3천만kW로 지난해 부족액의

3배에 달할 것이라는 게 중국 전력당국의 추산이다. 전력부족은 이미 전국

적 현상으로 확산, 대부분의 도시에서 제한송전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동부 연안지역의 국내외 기업들은 전력부족으로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다. 중국의 전력송전 책임기관인 국가전망공사는 앞으로 2~3년간 전력

수요가 매년 11% 이상 증가, 정부의 투자증가에도 불구하고 올해와 내년에

최대 전력난에 봉착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석유자원 역시 한계에 달

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 10여년 사이에 연간 석유소비량이 100% 이상 증가했으나 생산

증가율은 정체상태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전체 수요량의 약 36%에 해당

하는 9,000만t의 석유를 수입해야 했었다. 오는 2010년 중국은 3억2,000만t

수요량 중 절반 이상을 수입에 의존해야 할 형편이다.

 

그리고 또 중국의 석탄보유량은 600억t으로 비교적 풍부한 편이다. 그러나

이중 경제성이 있는 광산은 10분의 1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규모

광산이 산재해 있고, 기술의 낙후로 채굴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 수자원

중국 국토자원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1인당 평균 수자원보유량

은 2,076m3로 세계 평균의 4분의 1 수준에 그치고 있다. 전국 상위 600개

도시 가운데 400개 도시가 물 부족 현상을 보이고 있고, 이중 110개 도시는

이미 심각한 용수난에 시달리고 있다. 강우량 부족 현상을 보이고 있는

북부, 서부지역이 특히 심각하다. 산시(山西)성의 경우 1인당 평균 수자원

보유량은 세계 수준의 1.4%에 불과하고, 허베이(河北) 역시 5%선에 그치고

있다. 북부, 서부지역에는 식수를 얻기 위해 물동이를 메고 수십리 길을

걸어가야 하는 마을이 적지 않다고도 한다.

문제는 북부, 서부뿐만 아니라 동부, 남부지역으로 물 부족 사태가 확산되

있다는 점이다. 동부 연안도시인 저장(浙江)성 닝뽀(寧波)는 시내에

거대한 강이 흐르는 아름다운 도시다. 이러한 닝뽀조차 1인당 수자원 보유

량은 1,180m3에 달해 중국 전체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남부 광둥(廣東)

성 역시 공업용수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중국의 수자원 부족은 기후 때문

이기도 하지만 무리한 개발에 따른 오ㆍ폐수 방출에 더 큰 원인이 있는 것

으로 지적되고 있다. 중국 도시들은 대부분 거대 하천을 끼고 발전했지만

공장 및 생활 오ㆍ폐수 처리시설의 낙후로 정제능력이 한계에 달한 실정

이다.

<> 토지

중국은 전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땅덩어리를 갖고 있는 나라다. 그러나 전

국토의 30% 이상이 사막이다. 게다가 매년 1만km2의 땅이 사막으로 변하

고 있다. 중국의 수도 베이징 역시 ‘사막화 위험’에 시달리고 있는 실정이다.

중국인 1인당 평균 경지면적은 세계 평균 수준의 절반에 불과한 실정이다.

중국 국토자원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 7년 동안 약 1억무(1무 = 약 200평)의

경작지가 유실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경작지가 줄어든 것은 기후 탓도

있지만 무리한 개발구 건설도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다.

 

지방정부가 세수 확대를 위해 농지를 갈아엎어 공업단지로 만들고 있다.

지난해 약 22만9,000ha의 농지가 공업단지로 바뀌었다. 지난해 가을 이후

식량가격이 급격하게 상승한 것도 경지유실이 가장 큰 요인이다.

중국정부는 최근 각 지방정부에 토지개발을 전면 중단하고 기존 개발구를

대폭 정리하라고 지시했다. 지난해 6,015개 개발구에 대한 정리작업을 벌

여 이중 2,426개 개발구를 폐지했다. 맹목적인 개발구 조성, 무분별한 토지

점용, 불법적인 토지 사용 등에 대해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는 것이 중국

정부의 방침이다. 이는 경작지 유실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 전력난 ]

진출한 한국기업 괴롭히는 골칫거리… ‘피해 눈덩이’

중국에 진출한 한국 중소투자업체들이 극심한 전력난으로 공장가동을 멈

추는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중국의 전력부족 현상은 여름 성수기로

접어들면서 더욱 심해지고 있어 피해규모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닝뽀(寧波)에 진출한 한해기계(대표 이기용)의 경우 지난해 12월부터 화ㆍ

수ㆍ금 3일 동안 전기가 끊겨 공장가동에 차질을 빚고 있다. 이기용 사장

은 “납기를 맞추기 위해 야간과 주말 휴일에 공장을 돌리고 있다”며 “야간

및 휴일 근무수당 등으로 인해 30%의 원가상승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

다.

생산품(전동공구)의 60%를 중국 내수시장에 판매하고 있는 이 회사는 납

기를 맞추지 못해 최근 베이징, 광저우(廣州) 등의 판매선을 잃기도 했다.

이사장은 “그래도 닝뽀는 나은 편”이라며 “이우(義烏) 등 개발정도가 낮은

지역은 격일제 단전을 실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부 기업은 발전기를 이용해 공장을 돌리고 있으나 발전기 가동에 필요한

원료(경유) 값이 비싸 애를 먹고 있다. 장쑤성 장인(江陰)시 투자기업인

성화피혁의 홍민수 사장은 “납기를 맞추기 위해 발전기를 사용하고 있다”

며 “발전기를 사용할 경우 에너지 비용이 40% 높아진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또 “장인지역 한국상회의 자체조사 결과 전력난으로 평균 20%의 순익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예고 없는 단전으로 생산에 차질을 빚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장쑤성 전

장(鎭江)의 안경코팅업체인 알파광학의 경우 최근 사전통보 없이 단전이

되는 바람에 공정 중에 있던 재료를 모두 폐기처분해야 했다. 이 같은 상황

은 소도시 업체에 자주 일어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