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나천수
금당도의 봄 겨울동안 봄은 어디에 있었을까 철새처럼 남국으로 갔었는지 굴속에서 겨울잠을 잤었는지 정월 보름 쥐불놀이를 하면 어김없이 바람에 실려 오는 것 같고 죽은 풀숲에서 부스스 깨어나는 것 같다 겨우내 추위와 굶주림에 시달렸어도 죽지 않고 살아난 자들은 봄이라는 텃밭에 희망을 심고자 흙을 일구어 씨앗을 뿌린다. 남해바다에 떠 있는 금당도 섬에도 손 뼘으로 잴만한 텃밭이 있지만 어촌의 봄에는 희망의 씨앗을 흙이 아닌 바다에 뿌린다. 그리고 희망의 씨알들이 바다에 가라앉지 않도록 씨알 하나하나에 부표를 매단다. 물위에 떠있는 부표는 마치 머리 목까지 차오른 바닷물에도 살아나려고 안간힘으로 허우적거리는 것 같고 몸까지 이미 잠겨버려 손끝만 물 밖으로 내놓고 살려달라고 흔들어대는 것 같다. 저 끝없이 떠있는 부표는 섬사람들이 풍덩 바다에 빠져서 마지막 희망을 건져 내기 위해 해녀처럼 물질 작업을 하는 거다 떠있는 부표는 작아 보이지만 그것은 빙산의 일각 어촌의 희망은 바닷속에서 영글고 있어 건져 내는 순간을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금당도는 원래 금(金)이 댕기처럼 있다는 마을이니 끝없이 펼쳐진 저 부표와 부표 밑 바닷속 깊이 내려진 밧줄 따라 미역이며 톳이며 전복들이 금당도 사람들 부자 마을 되도록 하니 댕기처럼 이어지는 부표의 밧줄이 돈(金) 댕기 줄이라는 것을 지명이 그것을 말해 주지 않는가. 금당도 작은 섬에서 바다 목장 936ha을 일구어 연간 6,840억원의 소득을 거두니 어화, 바닷속 금 댕기에서 돈(金)을 건져내는 것 육지 사람들아, 놀라지 마라 금 댕기가 바다에만 있는 것 아니다. 금당도 섬 한바퀴 돌아보면 해식 절벽 기암괴석이 만들어내는 금당 8경이며 금당 33경이 댕기처럼 펼쳐지니 꽃 섬 용머리, 금당 적벽, 금당 금강, 병풍바위, 부채바위, 스님바위, 사자바위, 남근바위, 코끼리 바위, 매 바위, 할미바위, 영감바위, 자연의 조각공원이 여기 아닌가. 전국 바다낚시꾼들 몰려오고 어촌 관광객 몰려오면 돈(金)이 댕기처럼 들어올 것이라 금당도의 봄 바다에 희망의 부표만 떠있는 것이 아니라 금당도 어촌 사람들의 가슴 속에도 금 댕기가 둥둥 떠 금당도 섬이 부표인지 끝없이 펼쳐진 부표가 금당도인지 득량만 바다 가운데 금 댕기 줄 부표들이 금 무게를 저울질 하고 있으니 봄은 봄인가 보다. 2004년 2월 27일(금요일) 회진-금당 선상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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