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6월 서남아시아 및 인도의 시장동향을 조사하기 위하여 코트라(KOTRA)의 도움으로 일본을 방문한 적이 있다. 코트라의 인도 지사장과 관계자들의 대화속에 당시 일본이 중국 및 인도시장에서 실패한 이후 한국에 그 시장을 점차 빼앗기고 있음에 충격으로 받아들이고 일본의 제트로(JETRO)가 일본 상무성의 특명으로 T.F TEAM을 만들어 한국의 KOTRA를 벤치마킹하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
또한 인도의 콜커터를 방문시 역시 인도의 한 상공인으로부터 일본의 안도진출 실패요인과 한국의 최근 역동적인 진출로 첸나이를 발판으로 도약하고 있음에 관심을 나타내며, 지금 성사된 무역자유협정인 CEPA의 발효를 앞두고 협력에 적극적인 손을 내민 것을 볼때 한국의 위상변화와 앞날에 대한 희망이 있음을 느꼈다.
그런데 최근 많은 메스컴을 통한 일본발 기사에서 기분 좋은 뉴스들이 쏟아지고 있다. 한국의 대중문화를 즐기던 한류에서 그치지 않고 이젠 숫제 한국을 배우자는 열풍으로 번져가고 있다는 것이다. 일본은 UAE 원전 수주전에서 한국에 패배하고, 카나다 벤쿠버의 동계올림픽에서 ‘노-금메달’의 수치를 경험한데다가 미국시장에서 도요타의 명성에 먹칠을 하면서 부터 그의 자존심이 많이 꺽였음을 느끼게 한다.
전자강국이던 소니가 그 전자제왕 직위를 한국의 삼성에 빼앗기고, 조선역시 한국의 삼대 조선사에 세계 랭킹 1,2,3위를 모두 내준후, 일본의 대명사격인 도요타 자동차 까지도 불의의 품질문제로 역시 미국에서 한국의 현대/기아차에 점차 시장을 내주는 것도 찬물에 얻어 맞은 듯이 일본을 일깨우고 있다. 그러나 이런 정도의 문제에서 우리가 일본을 가르칠 만큼 성장했다고 오판하면 큰 문제이다. 지금은 우리가 우쭐할 때가 아니다. 제 2의 도약을 하느냐, 미래 없는 이른 와인잔에 취할 것이냐의 또 다른 갈림길에 서 있을 뿐 우리 역시 벼랑끝 언덕에 있는 것이 현실이다.
참으로 저 고자세이던 일본의 한국 배우기에서 우리는 격세지감을 느끼게 한다. 우리는 1881년 선진문물을 배우기 위해 일본에 신사유람단을 파견했다. 1970~80년대에는 삼성을 비롯해 한국 기업들은 일본 배우기에 여념이 없었다. 이젠 어떤가. 일본 정부는 공무원을 서울로 급파해 밴쿠버 신화를 이뤄낸 스포츠 체계 전반을 견학할 예정이고 일본의 최대 경제신문인 니혼게이자이는 한국 기업을 본받자는 통 사설을 내보냈적이 있다. 일본이 날로 치솟는 한국의 위상을 인정하기 시작했고, 그 속도에 위협을 느끼고 있다는 얘기다.
예측건데 일본은 한국의 추월보다도 이미 머지않아 중국에 추월당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여전히 세계 제2위의 경제강국이다. 그런 일본이 한국을 배운다고 해서 우리가 자만하는 것은 금물이다. 2030년까지 원전 3대 강국으로 도약한다는 비전만 해도 쉽지 않다. 이미 일본은 한국원전의 원청기술사인 웨스팅하우스의 주인이며 또 일본의 하토야마 유키오 총리가 정권의 유지 차원에서 원전 수주전을 포함한 신간센 수출에 진두지휘하고 나섰다.
세계 최대의 원전업체인 프랑스의 아레바도 여전히 건재하며 또한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도 직접 나서서 한국의 경계와 함께 원전수출에 선봉에 서서 이끌고 있다. 현재 미국은 31년만에 원전 건설을 재개하고, 러시아는 군사적 지원으로 원전 세일즈에 가세하고 있다. 이들에 맞서려면 원천 기술 확보 등 기술 자립도를 높여야 한다. 아울러 각국이 경쟁 속에서도 윈-윈할 수 있도록 유기적인 연대전략을 펴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본다.
그리고 우리는 일본이나 미국의 경우를 보면 잘 갖추어진 도덕성의 지도자층의 리더싶을 항상 기억하고 있어야 한다. 일본이 지금 주춤하는 것도 어찌보면 지금 우리가 접하고 있는 젊은 2세들의 교육 실패에서 오는 문제로 생각될 수 있다. 이미 다 지어진 밥만을 그것도 부모가 차려줘야 먹는 아니면 전화 하나로 시켜먹던지 굶던지 하는 세대가 우리 이전에 7~10년전 일본의 상황이였다. 우린 그것을 보고 따라왔다. 어떤 것이 우리의 처신인지, 미래를 위한 일보 전진을 계속 할 수 있는지가 이젠 정말로 인지해야 할 시점이 다되어 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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