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이야기

비엔남 아웃소싱 허브로 뜬다.

松宙 2007. 5. 29. 06:15
베트남 아웃소싱허브로 뜬다
`베트남의 경제발전 모델은 중국이 아닌 인도?`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AWSJ)은 기업의 일상적 재무활동과 회계업무 등 지원업무, 소프트웨어 산업 분야를 아시아에 아웃소싱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최근에는 베트남이 이들 외국기업에서 주목받고 있다고 29일 보도했다.

AWSJ는 상당수 다국적 기업이 베트남에서 싼 값의 노동력을 바탕으로 하는 제조 분야가 아닌 하이테크 산업과 고수익을 창출하는 분야에서 찾고 있다고 평가했다.

결국 베트남 경제발전은 `세계의 공장` 구실을 하고 있는 중국보다는 질 높은 고급인력을 바탕으로 성장해 온 인도와 유사하다는 분석인 셈이다.

◆ 외국인 직접투자 급증 = 베트남은 1980년대 개방 이래 저임금 노동력을 바탕으로 하는 농산물 수출과 단순조립 위주 제조업 아웃소싱 기지로 여겨졌다.

신발이나 자전거, 의류 등 이른바 `로테크(low tech)` 기술을 바탕으로 한 제조업이 경제 성장을 주도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베트남이 새로운 아웃소싱 기지로 각광받게 된 계기는 인텔의 투자 결정에서 찾을 수 있다.

인텔은 호찌민 인근에 설립할 예정인 반도체 조립ㆍ테스트 공장 규모를 당초 15만 평방피트에서 50만 평방피트로 늘리겠다고 지난해 말 발표했다.

이를 위해 출자액도 3억달러에서 10억달러로 늘렸다.

인텔이 이런 결정을 내린 데에는 베트남 생산제품의 가격 경쟁력과 풍부한 고급인력을 고려했다는 후문이다.

실제로 베트남에 대한 외국기업 관심이 부쩍 늘어난 것은 최근 통계에서도 쉽게 알 수 있다.

2002년 20억달러를 넘어섰던 베트남에 대한 외국인 직접투자액은 2003~2004년에는 하향세를 보이다가 2005년 다시 20억달러 선을 회복했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베트남의 성장 잠재력을 주목한 외국인 투자가 급증하면서 규모는 단번에 40억달러를 넘어섰다.

1년 만에 두 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 각광받는 이유는? = 베트남이 이렇게 각광받는 이유는 중국이나 인도 못지 않은 저렴한 인건비에 있다.

평균 인건비가 중국 연안지역 대비 30% 수준에 불과하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수학 과학 공학 분야에 뛰어난 고급인력이 풍부하다는 점이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이 "베트남 고급인력 수준을 볼 때 인도를 따라잡지 말라는 법이 없다"고 평가했을 정도다.

베트남은 또 평균연령이 빠른 속도로 낮아지고 있다.

9000만명 인구 중 절반이 30세 이하인 `젊은 국가`다.

중산층 역시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투자대상이 아닌 수출시장으로서 가치도 높다는 얘기다.

영국의 구인ㆍ구직전문 회사인 하베이내시PLC는 베트남의 가능성에 일찍 투자해 성공한 사례다.

6년 전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기 위해 적당한 장소를 물색하던 이 회사는 당초 인도 필리핀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을 투자대상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하베이내시는 조사과정에서저임금에 영어구사가 가능한 고급인력이 많고, 기술자 숙련도도 높은 베트남이 투자 최적지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결국 이 회사는 베트남 소프트웨어 회사 FTP와 협력해 베트남 인력 1500명을 고용했다.

현재 하베이내시는 혼다 벨가컴 NBC유니버설 등 굴지의 다국적 기업이 필요로 하는 소프트웨어를 성공적으로 공급하고 있다.

또한 글래스에그디지털 얼라이브인터랙티브 등 소니와 마이크로소프트의 비디오 게임 디자인 부문을 담당하는 첨단 회사가 호찌민 인근에 몰려들고 있다.

이 밖에 노텔네트워크 알카텔루슨트 등 통신업체가 필요로 하는 소프트웨어를 공급하는 TMA솔루션 등 베트남 업체도 주목받고 있다.

[매경 김은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