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산행이다. 장마비가 한풀 꺽여 밀려난 그 자리에 다습한 더위가 밀려드니 사우나가 따로없다. 덥고 습한 환경은 그렇다 치고 질척거리는 등산 코스마져도 불쾌지수 만큼이나 짜증스러울 수 있다. 그러나 산이란 그런 열악한 환경에 적응하며 심신을 닦을 수 있는 곳으로 이에 순응하며 오르기로 한다. ㅎㅎ
사실 금번 산행은 다음주(7/6~14)의 일본, 베트남 경제포럼 참석을 위한 자료준비와 때마침 연락받은 고향 친구의 부친상 문제로 계획했던 양양의 우중 오지산행을 취소함에 몸이나 풀려고 나선 산행이다.
아침일찍 평소처럼 출근하여 오전중 자료정리 대충 마치고선 점심때에야 곧 바로 서울의 경찰병원 장례식장으로 향한다. 물론 오후에 산행을 계획하고 등산복도 같이 챙긴다. 친구네 문상 마치고 나와보니 일기예보대로 날씨가 거의다 풀려 산행에 좋을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운행중 식당에서 간단한 요기중 등산복으로 갈아입고 곧 바로 팔당대교의 끝자락 검단산으로 향한다.
팔당대교에서 안찬마루쪽으로 돌면서 적당한 오늘의 산행 들머리를 찾는다. 하남정수장을 지나 검단산 입구와 중간쯤에 적당한 들머리가 될 만한 곳이 보인다. 호두나무와 감나무, 살구나무 등 유실수를 심은 멋진 주택앞에 차를 주차하고 이곳에서 등산의 시작을 계획해 본다.
이곳 코스~ 안찬마루 코스로 오르수 있는 듯한 길이 나오고 조금 오르니 그곳에 약수터와 함께 등산로가 아니라는 안내판의 입구가 눈길은 끝다. (PM15:01)
그런데 이곳에 약수를 뜨는 아주머니와 주변의 농장에서 일을 하신 아저씨 한분이 이곳엔 등산로가 없다고 알려 준다. 둘러보니 사방이 철조망으로 둘러쳐져 있다. 막혔다고 시작한 길을 돌라설순 없다. 주변을 둘러보고 바로 능숙하게(?) 철조망을 넘어 산으로 들어선다. 이래서 또 오지형 산행이 시작된다.
얽혀진 밀림 숲을 헤치고 올라서니 잘 정비된 거대한 산소 자리가 나온다. 초입에 농장과 철조망의 이유를 알게 된다. 이곳이 전 국회의장 김재순 의장의 모친이 뫼셔져 있는 산소자리이다. 권력자들의 개인 산소를 위해 이리도 많은 토지를 매입 철조망에 등로까지 막아버린 지도자층들의 행위가 하루전인가 인터넷에서 보아던 "어느 구의원의 사유지 이유로 길막아"란 기사를 다시 보는 듯 싶어 씁쓸하다.
다시 산소주변의 철조망을 두곳을 넘어 능선을 향하여 올라간다. 등로는 무척이나 덥고도 습하다. 길이 없는 사면을 능선쪽으로 길을 뚫으며 올라간다. 옷이 다젖고 이마의 땀은 이미 머리에 동여매 수건을 탈수하며 올라간다. 얼마나 올랐나 능선의 안부에 오르니 뒷편의 한강에서 불어오는 약간의 바람이 땀을 달래는지 시원함으로 느껴진다.
이 능선이 윗배알미에서 올라오는 등산로로서 길은 상당히 부드럽고 한적하다. 이 능선을 따라 정상을 향하니 애니메이션고등학교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는 큰고개가 나타난다. (PM15:41)
검단산을 오르는길 깔닥의 연속이다. 그런데 갑자기 가슴이 답답하며 무릅의 관절이 뻑뻑하다. 산행을 진행 할수록 어개까지 뻐근하다. 뭔가 체한듯한 기분에 산행이 힘들어진다.
오르는길 컨디션의 난조로 진행이 더디어 진다. 덕분에 전망대에 앉아서 한강과 그 주변을 감상한다. 비게인 후라서 시야도 깨끗하고 이젠 한강쪽에서 불어오는 바람도 제법 시원하다.
파노라마(크릭시 원본 사이즈로 감상)
그러나 오름이 힘이든다. 할 수 없이 벤치에 쉬면서 동행한 친구의 도움을 받는다. 어깨쭉지 안마를 받고나니 조금 나아진 기분이다. 올라 왔으니 검단산 정상은 올라야 한다. 비지땀을 흘리며 답답한 가슴 잊으려 노력하며 억지산행을 강행한다.
드디어 정상이다. 너무 쉬면서 왔나보다. 예상보다 늦은 오후 5시10분이다. 정상주로 막걸리 한잔을 들이킨다. 이곳 막걸리 약간 싱거운 느낌과 량이 조금 2% 부족하다. 그러나 갈증의 해소와 함께 컨디션이 나아진것 같다.
파노라마(크릭시 원본 사이즈로 감상)
멀리 용마산이 보인다. 막걸리장사에 물어보니 약 1시간반이면 갈 수 있단다. 한번도 못가본 용마산까지 연장을 결정한다. 이제 컨디션은 조금 회복된 듯 하다.
내려가는길 오느 중년 한분이 용마산가는 길이면 동행을 요청 한다. 부드러운 업다운 길~ 한참을 지나니 정상같은 곳이 나타난다.
이곳이 용마산 고추봉이란다. 삼각점 앞에서 사진 한장 기록남기고 다시 용마산을 향한다. (PM17:57)
마지막 깔딱을 힘겹게 친구와 앞서거니 뒷서거니 올라서니 용마산 정상이 나온다. 펼쳐지는 한강변의 파노라마가 아름답다. 시원한 바람 맞으며 휴식을 취허노니 곧이어 뒷 따라온 중년분도 올라오신다.
하산방향을 결정한다. 돌아가는길 차가 있는 출발점으로 가야 한다. 일잔 오던길로 다시 내려가 첫번째 안부에서 밤나무골 계곡으로 치고 내려가기로 한다.
사람이 거의 다니지 않는 곳이다. 히미하게 이어지는 길은 나무가지와 가시덤플이 지배한지 오래인것 같다. 내려가는 길 얼마쯤 왔겠다 싶어 계곡에서 땀을 씻은 후 조금을 더 내려가니 폐가가 나온다. 그 폐가 주변에 온통 벌통이 즐비하다.
그리고 주변은 온통 정구지(솔)를 재배하는 농장으로 그 규모가 대단하다.
이 계곡의 끝자락에 와서야 사람이 다니지 않는 이유를 알았다. 이렇게 사유지란 명목으로 철대문이 철치되어 출입이 통제된 곳이다.
우리가 나온 철문 옆 또다른 철문앞엔 웬 고인돌이 보인다. 누군가 만들어놓은 조형물인지 아닌 예전부터 있는것지는 확인이 안되지만 이런 썰렁하고 삭막한 구석에 고인돌 하나만으로도 정감이 든다.
계곡을 나와 공장지대를 통과하여 나오니 중부고속도로가 나온다. 그 고속도로 밑 국도를 따라 약 1KM를 더 걸어오니 거문다리쪽 섬말입구가 나온다. 이곳에 도착시각이 오후 7시33분이다. 비온후 더운 날씨에 4시간 반의 산행을 여기서 찍고 버스편으로 다시 출발지로 다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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