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출장에서 다녀오는 길에 친구의 연락을 받고 그의 제안으로 멋진 덕유의 심설 가족산행에 합류하기로 한다. 8일날 밤 11시에 출발하는 토요무박 산행이다. 집에 도착하자 마자 긴급히 베낭만을 챙기고 출장중 부족한 수면을 취한 후 사당으로 이동하여 심야에 출발하는 버스편에서 일행을 만나고 서서히 서울을 빠져 나간다.
우리를 태운 버스는 고속도로를 달려 덕유산 영각사 입구에 새벽 3시 도착하고 그 코스에 제1팀(영각사 코스팀)의 인원을 하차 시킨 후 2팀(황점 코스팀)을 위하여 다시 황점으로 출발한다. 나는 시간이 된다면 종주를 계획하고 영각사코스를 선택하여 먼저 혼자서 하차한다. 친구와 그의 가족들은 초보자가 있어 황점코스를 올라 향적봉까지의 산행을 위해 2팀을 선택한단다. 그리고 우리는 삿갓재를 지나서 무룡산이나 동엽령 사이에서 만날 수 있을 것을 예측하고 거기서 만나기로 한다.
03시10분 이곳 영각사 입구를 출발한다. 전국 각지에서 온 산꾼들이 일제히 3.3.5.5 등 각 팀별로 출발을 한다.
그런데 영각사 코스로 산행로 입구를 잡는다는게 질흑같은 어둠속에 누군가의 선두만을 따르다 보니 새마을 연수원에 접어들게 된다. 누군가가 이 뒷편 외쪽에 길이 있다고...... 모두 그를 따르는게 약 35분의 알바가 될 줄이야~
다시 원위치로 돌아와 이정표를 찾아 올라가니 정상적인 오름길을 잡아 오르는데 오름길 중간에 연수원으로 통하는 샛길쪽으로 발자국이 많은 것만을 보고 선두가 그 길을 착각 선택하였음을 알게 된다. 드디어 38분이 지나서야 국립공원관리소와 그 입구를 찾았다. 다시 많은 인파가 한줄로 줄을서서 우루루 몰려 올라간다. 등로의 주변에 눈이 제법 깊다. 적설량이 많고 눈밑의 잡초가 걸려서 추월은 불가하다. 결국 서서히 줄에 맞춰 진행할 수 밖에 없다.
그렇게 완만한 오름과 가파른 오름을 반복하여 질흑같은 어둠을 헤치며 등로를 찾아 오르는데 40여분이 지나니 서서히 선두그룹과 후미 그룹이 구분된다. 난 선두그룹의 후미쯤 되는 것 같다. 능선이 가까워 지자 바람이 세차게 불며 눈발이 휘발린다. 목도리를 펴서 얼굴을 감싸고 모자의 끈을 잡아 맨다. 그리고 입김에 방해가 된 안경도 벗어 집어 넣는다.
오름길 남덕유의 철계단을 오른다. 적설량이 장난이 아니다. 허리까지 푸욱 들어가고 철계단이 묻힌 정도로 보아 거의 1m전후쯤으로 보인다.
정상이 가까워지니 눈보라의 칼바람이 더욱더 세차게 몰아친다. 이제는 해드랜턴까지 속을 썩인다. 나사가 풀려 계속 고개를 숙인다. 그러나 이거 손보다보면 일행을 놓치게 된다. 할수없이 손으로 들고서 산행을 한다. 도저히 안되겠다. 정상 바로아래서 도구를 꺼내어 간단하게 나사를 죔으로서 랜턴을 수리한다. 수리후 둘러보니 앞에선 다른 일행들이 아무도 보이질 않는다. 나도 바로 정상으로 향한다.
정상에 올랐다~ 눈과 함께 몰아치는 바람이 무척 세차다. 순간적으로 땀이 식고 추위가 몰려 온다. 인증샷을 위해 기다리니 다른 한분이 올라오고 그분이 자신의 카메라 세팅을 마친 후에야 나의 카메라 샷타를 협조한다. 덕분에 선두팀의 일행들은 이미 눈밖에 벗어나 불빛조차 보이질 않는다.
내려가는 길 두번의 갈림길이 혼란을 가져다 준다. 다행히 찍기에 성공한 것인지 동물적 감각인지 내가 섡택한 길이 다음에 이정표가 나타나고야 맞았다는 안도의 한숨을 몰아쉬게 한다. 한참을 바삐 몰아치닌 앞에 선두들이 보인다. 다시 추월 불가 여건으로 진행 속도가 지연된다.
한찬을 가서야 월성재에 도착한다. 이곳에 도착하니 어느 팀인지 이곳에서 야영을 하고 있다. 그리고 선두로 앞에온 일행들은 바람이 조금 피할 수 있는 곳이라 이곳에서 아침을 준비한다. 적석량이 많아 가뜩히나 좁은 면적에 인파가 복잡하다. 할수 없이 난 삿갓재까지 진행하기로 한다.
월성재를 약 1Km쯤 진행하였나 친구에게서 전화가 온다. 삿갓재에 도착했단다, 친구도 그곳에서 식사를 준비 한단다. 아무도 없는 산속 혼자서 이런저런 사생으로 삿갓재를 향하노니 배가 고파오기 시작한다. 워낙 바람이 세차서 동안 물도 한목음 안먹고 걸어온 것이다. 삿갓재 1.2Km 전방쯤에서 결국은 양갱하나를 꺼내 먹는다. 그리고 물도 한목음~ 베낭속에 있는 물이 얼음으로 변해 있다. 대단한 추위이다.
삿갓재 0.7Km 전방쯤 친구의 출발 소식을 접하게되고 나도 부지런히 걸어 삿갓재대피소에 도착한다. 곳바로 대피소로 들어가 주먹밥 두개로 아침을 챙긴다. 강추위로 식어버린 밥은 모래알처럼 목구멍을 타고 들어간다. 따뜻한 커피와 함께 냉기를 식히며 아침을 마치고 곧바로 다시 다음 목표를 향하는데 누군가 뒤에서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소래산 님이다. 라면을 끊여 먹으며 그 일행들을 기다린단다. 진즉 알았아면 아니 쉼장소를 앞쪽으로 들어갔음 같이 라면이라도 먹을 수 있었는데 싶다. 추우니 별생각을 다 한다.ㅎㅎㅎ
그래도 아침을 먹었다고 몸은 힘은 난다. 그러나 몸이식어 열을 올리기 위해선 좀더 숨가프게 올라야 한다.
능선길 설경 1
무룡산으로 오르는길 나무 계단으로 정비되어 있다. 역시 바람이 만만치 않다. 소백산의 바람이 생각난다.
능선의 설경 2
드디어 무룡산에 올랐다. 간단하게 정상석만을 기록한 후 다시 앞선 친구의 가족들을 찾아 발길을 재촉한다. 무룡산을 지나 내리막 길에서 친구 가족들을 만난다. 같이 동행한다. 나의 목표로 삼공리까지 진행할 계획을 점검하니 문제가 있다. 내 점심이 이미 사전 협의하에 친구가 준비하여 가져온 것이다. 혼자 가봐야 점심을 굶어야 한다. ㅎㅎ
능선의 설경 3
일행들과 서서히 주변을 구경하며 가림봉에 도착한다. 이제 동엽령까지 2km가 남았단다.
가림봉에 바람을 피해 휴식을 취하는 산객들~
이젠 여유있게 사진도 찍으며 산행을 짅행한다. 아침보단 하늘도 맑아져서 시야가 좋아졌다.
설산의 오름 짓~
멋진 나무를 배경으로 한컷~ 여유
향적봉에 도착한다. 여기서 부터는 산객들이 무척 많아진다. 곤도라를 타고 올라온 산객들의 목표점이다.
향적봉부터 펼쳐지는 설경은 가히 절경이다. 가는길 발목잡아 계속 샷터를 누른다. 나의 기념 사진도 한컷씩 남기면서......
초행길에도 힘들단 말없이 잘 따라오는 친구가족들~
덕유의 설경 파노라마 1
덕유의 설경 파노라마 2
덕유의 설경 파노라마 3
드디어 설천봉을 지나 곤도라 터미날에 도착한다. 시계를 보니 벌써 3시가 다되어 간다. 급히 곤도라를 향해 친구의 발빠른 동작으로 빠른 하산을 한다. 하산하니 정확히 아직은 3시가 안되었다. 집행부의 서툴은 진행에 약간은 짜증도 났지만 그래도 멋지고 재미있는 산행이다. 내가 찾은 덕유산 산행중 가장 많은 눈을 본것만으로도 오늘 산행은 행운이였는데 좋은 사람들과 같이한 산행이였기에 오늘 19.7km(연수원 알바포함)의 산행은 시간기록과는 관계없이 더욱더 의미가 있는 산행으로 기억될 것이다.
스키 곤도라
스키와 보드를 타는 메니아들~
설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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