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이야기

KIKO와 중소기업

松宙 2008. 9. 19. 13:31

일본 고이즈미 시절 일본 엔화의 환율 폭락으로 수출 환차손에 멍이 들어 고생했던 기억이 가시지 않는 작년 이때쯤 거래은행은 물론 타 은행에서도 찾아와 수출을 많이하는 회사에 도움이 되는 이런 상품이 있는데 가입하라는 권유를 받은 적이 있다. 지금 보니 그 상품이 바로 KIKO(Knock-In, Nnock-Out)이다. 우리는 당시 전전년도 달러의 환율 급락에 따른 환차손을 볼 때이라 일본의 엔화는 좀 안정적이겠지 하고 일본국 수출건은 모두 엔화로 변경 계약을 했는데 달러보다 엔화의 요동은 잃어버린 일본의 재건을 내세운 고이즈미 정치적 경제정책 앞에 속수무책 당했으나 이 상품 권유당시는 많은 환율이 안정되어 오히려 수출 후 대금의 수금 시점에 큰 손해 없이 대금을 네고(Nego)를 한 경험이 있었었다. 당연 우리는 Case By로 건건이 계약한 특성의 업종이라 은행사의 권유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지금은 오히려 많은 환차이익으로 안정을 찾고 보면 이것도 세상만사 세옹지마(世上萬事 塞翁之馬)에 복걸복(福不福)이란 생각에 쓴 웃음만이 난다.

 

그럼 KIKO란 무엇인가?

 

즉 KIKO는 은행이 대출받는 기업들에 감언이설로 가입하게 한 통화 옵션상품으로 환율이 미리 정한 상한선과 하한선 사이에 두고 차액이 발생할 경우 약정된 금액을 약정된 환율로 팔 수 있는 상품입니다. 좀 더 쉽게 설명하자면 'A'라는 수출회사가 KIKO 약정을 달러당 950원에 했고, 그 뒤로 환율이 920원이 되었다고 가정 했을 때 KIKO에 가입하지 않았으면 이 회사는 1달러를 수출하고도 환율 하락으로 30원을 손해 보는 것이다. 그런데 KIKO에 가입하면 달러를 약정된 범위의 금액 내에서 약정된 환율인 950원에 팔 수 있다. 즉 헷지가 되는 것이다. 이 때 수익은 고작 30원. (엄밀하게 말하자면 이것을 수익이라고 볼 수 없다. 수출대금을 달러로 그대로 들고 있으면 달러 강세로 앉아서 이익이 될 것이므로...)

 

그러나 거기까지는 좋은데 환율이 마냥 하락해버리면 KIKO를 팔아먹은 은행들의 막대한 환차 손실이 생겨나게 되므로 여기에 대한 안전장치로 하한선(KNOCK-OUT)을 두게 된것이다. 그리고 약정된 하한 이하의 아래로 환율이 한 번이라도 떨어져 버리면 이 계약은 "없던 일로 합시다", 라고 되어 있다. 반면에 환율이 오르면 KNOCK-OUT과 반대되는 상한선(KNOCK-IN)이란 룰이 있는데, 상한선을 한번이라도 넘어버리면 회사측은 머리가 아픈 일이 발생되게 된다. 왜냐하면 상한선이 넘어서면 회사측에서 약정한 액의 두~서너배 달러를 약정 환율로 매입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것을 “레버리지 키코”라고 불리며 현재 6천억의 수출을 하고도 회생신청에 들어간 태산LCD같은 중견기업들에 엄청난 환차손실을 얻게 하는 주범이기도 하다.  

 

이런 조건의 제도인데 당시는 환율의 차가 이렇게 갑자기 큰 차액으로 오르내리겠냐고 생각하고 2~3년 전 환차손에 대한 쓰린 경험이 있기에 선듯 약정을 했는데 우리나라의 정부는 앞뒤 안 가리고 고환율 정책한다고 설레발치다가 결국은 조직력이 약한 중소기업들의 숨통만 조여 주는 우를 범하고 있는 것이다. 당시 정부의 반응을 보면 긍정적이였다. 드디어 금융 거품이 꺼지고 실물경제로 간다고... 그러나 일이 이렇게 터지고 난 지금은 정부가 개입할 일이 아니라고 청와대까지 발뺌을 하니 이 나라의 금감원은 뭐하는 기관이고 경제정책을 입안하는 전문가와 연구소 박사들은 또 뭐하는 사람들인지 정말 한심하기 짝이 없다.

 

덕분에 지금 우리나라에는 금융사 감독, 정부 시나리오, 중소기업 주연의 손수건에 눈물 없이는 볼 수 없는 신춘작 한편의 영화를 개봉하여 정말 힘없는 중소기업인들이 가슴에 손수건을 달고 다니도록 하는 진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정부의 방관속에 법망속의 강도로 사채업자 보다 더 지독한 이 금융사들과 눈 가리고 항해하는 이 정부의 문제 경제각료의 콤비네이션은 앞으로 얼마나 많은 건실한 중소기업들을 "흑자 줄도산"을 시킬지 관심이 없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