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의 회복은 유가조정에 그 답이 있다.

우리나라의 건설사들이 수주한 해외 공사와 수주 예정이던 공사들이 줄줄이 취소 또는 연기 되면서 해외건설 수주에 큰 비상이 걸렸다. 지난 달 63억달러 규모의 쿠웨이트 알주르 제4정유공장 신설 공사 4개 공구의 취소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또다시 두바이, 러시아 등에서 수주한 공사들도 잇달아 계약 취소가 되고있다.

미국발 글로벌 경제 위기로 발주처의 유동성이 악화됐고, 유가 하락과 경제침체로 증설계획이던 플랜트의 공사에 대한 사업 경제성에 의문이 제기되면서 이들 공사들이 미루어지고 또 취소되는 것이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말 UAE 두바이의 국영기업인 나킬(Nakheel)로부터 수주한 팜-쥬메이라 빌리지 센터의 공사가 계약 취소됐었는데 이 공사는 팜 주메이라 입구에 530가구의 주상복합 2개동과 쇼핑몰, 백화점, 극장 등을 짓는 복합단지 개발 사업으로 공사 금액은 10억8천만달러에 달하는 큰 공사이다. 두바이 최고의 국영 개발업체인 나킬의 이번 계약 취소는 글로벌 금융위기와 경기침체, 유가하락, 부동산 가격 폭락, 관광산업 부진 등으로 두바이 경제가 악화된 것이 직접적인 원인이다고 한다. .

또한 국내의 GS건설이 지난해 6월 이탈리아 테크니몽사와 공동 수주한 러시아 타네코사의 타타르스탄 정유공장 건설 공사(NHR Refinery Project)도 최근 발주처로부터 계약 취소 통지를 받았는데, 이 공사 역시 유가 하락에다 금융위기로 발주처가 자금 조달에 실패하면서 공사를 잠정 중단한 것이다. GS건설측은 현재 설계만 일부 진행된 상태로 선수금으로 받은 324만유로내에서 정산이 가능해 금전적 피해는 없다고 말하지만 이를 기대하는 관련 산업체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한다. 

그래서 국내 EPC 업체인 삼성물산, GS건설 모두 이번 공사 취소로 수주 물량 축소는 불가피한 상황이다.
지난 달 이미 쿠웨이트 알주르 정유공장의 수주 취소로 GS건설, SK건설, 현대건설, 대림산업 등 4개사는 총 63억달러 규모의 수주 잔고가 날라갔으며 이들 업체는 이번 수주 무산에 따른 피해가 우리의 중소기업에 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어 이에 대한 공동 대응이 필요할 것이다. 

금융위기로 예정되었던 공사발주가 연기되는 것도 부지기수다. 지난해 말 서우디아라비아 국영기업인 아람코는 사우디 얀부 지역에 짓기로 한 100억달러 규모의 정유플랜트 발주를 연기하고 있으며, 120억달러 규모의 사우디 주베일 정유플랜트의 착공을 연기하고 있다. 

또한 인근의 오만은 20만달러 규모의 알루미늄 제련소 건설계획도 취소했고, 두바이 최고층 빌딩 '하버 & 타워'와 아라비아운하 사업도 국가 경제가 휘청거리면서 발주가 불투명하다고 한다. 이와 같이 그나마 최근 우리나라 수출에 큰 기여를 해온 건설업계가 최근 세계 경기가 회복되고 유가가 오르지 않는 한, 자금의 메마름으로 대형 프로젝트 가운데 많은 공사가 추가로 취소되거나 또 발주가 미뤄지는 공사가 더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무역을 담당한는 전문가들과 연구기관의 자료에 의하면 "현재 유가가 배럴당 50달러 수준인데 산유국의 발주처는 60-80달러는 돼야 시설투자 가치가 있다고 보고 있다"며 "유가가 오르지 않는 이상 발주 물량 감소는 불가피하다"고 분석하고 있다. 또 다른 건설사의 관계자는 "전 세계적인 금융위기로 인한 경제적 손실은 규모 자체가 파악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며 "당장 정유공장을 지어도 석유 수요가 회복된다는 기대가 없기 때문에 원점에서 다시 생각하는 발주처가 늘고 있다"고 애기하고 있다. 

국제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고 있어 일단 공사를 취소한 뒤 원자재 가격이 쌀 때 재발주하는 게 낫다는 인식도 확산되고 있음이 한가닦의 희망이지만 이 여파로 올해 해외건설 수주에도 적신호는 이미 켜진것이고 이로 인해 국내 프랜트 제조업체들과 그나마 해외건설에 기대를 건 건설사들에 암흑이 가려져 있다. 그러므로 올해 해외건설 수주 목표액인 400억 달러 달성이 쉽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실제 지난 1분기 해외건설협회에 접수된 수주 금액은 81억5천42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140억3천144만달러에 비해 42% 줄어들었음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으며 한 전문가의 말에 의하면 "도로, 항만 등 인프라 공사는 국영사업이라 예정대로 추진하겠지만 플랜트 공사는 유가가 올라야 차질없이 발주될 것"이라며 "경기 회복이 관건이겠지만 중동 산유국들의 움직임을 대부분 관망하고 있어 수주목표 달성이 장밋빛은 아니다"고 말할 수 있다. 

 

결론은 산유국의 유가가 올라야 세계경제의 먹이사슬은 돌고돌아 그 흐름속에 회복에 길이 보인다는 것엔 이유가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