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킹 및 웰빙산행

90926 지리산 쌍계사-세석-벽소령-광대골 산행

松宙 2009. 9. 27. 11:04

화요일~목요일까지 연짱 3일간 이런저런 일로 밤잠을 못잔 상태라 금번 산행계획을 고민하던 중. 금요일 당일에서야 결국은 '지리산의 쌍계사-실상사 코스'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조금은 무리하게도 그 복잡한 금요 교통체증을 뚫고 장거리 퇴근길을 재촉하여 허겁지겁 김밥 몇줄 챙겨서 동서울터미날로 향하게 된다.   

▶ 산행일시 : 2009년 9월 26일(토), 맑음, 때때로 안개, 바람 산들산들 붐

▶ 산행인원 : 13명(영희언니, 산아, 대장 대간거사, 산진이, 松宙, 인왕산, 메아리, 신가이버,
                     베리아, 해마, 인샬라, 가은, 상고대)

▶ 산행시간 : 12시간 35분(휴식과 점심 포함)

▶ 산행거리 : 실 거리 26.8㎞

▶ 교 통  편 : 25인승 버스 대절
▶ 시간별 구간

  • 11 : 08 - 동서울종합터미널 출발
  • 03 : 23 - 쌍계사(雙溪寺) 입구, 산행시작
  • 04 : 24 - 찻집 휴게소
  • 06 : 00 - 상불(上佛)재
  • 07 : 07 - 쇠통바위
  • 07 : 39 - 내삼신봉(內三神峰, △1,354.7m)
  • 08 : 12 - 삼신봉(三神峰, 1,289m)
  • 09 : 11 - ├자 갈림길, 오른쪽은 한벗샘
  • 10 : 26 - ┤자 갈림길, 왼쪽은 의신 6.9㎞, 직진은 세석 2.2㎞
  • 11 : 21 - 세석(細石) 대피소, 점심식사(25분 소요)
  • 12 : 00 - 영신봉(靈神峰, 1,652m)
  • 12 : 36 - 칠선봉(七仙峰, 1,558m)
  • 13 : 21 - 덕평봉(德坪峰, 1,522.9m), 선비샘
  • 14 : 20 - 벽소령(碧宵嶺)대피소
  • 14 : 53 - 임도, 음정 6.4㎞
  • 15 : 58 - 삼정리(三丁里) 지리산자연휴양림, 산행종료
  • 22 : 10 - 동서울 강변역 도착


*. 구글어스로 내려다본 행로

 

 26일 새벽 03시5분> 하동 화개천 쌍계사 입구에 우리 일행은 도착하여 13명의 멤버들이 하차한다. 잠시 여기서 산행을 위한 준비를 마치고~

 03시15분> 우리는 모든 랜턴의 불빛을 죽인채 쥐 죽은 듯이 쌍계사 경내로 침투한다. 이는 새벽 도량을 닦을 스님들에 대한 우리의 애우이다. 우린 조용히 경내를 거쳐 불일폭포 코스로 발길을 잡는다. 불을 끄고 이동하다 보니 경내 이정표를 못봐서 약간의 알바가 있었지만 경험많은 동료분의 눈짐작에 금방 지형을 보고 코스를 바라잡아 산행을 시작한다.

 경내는 조용하다. 단지 한 스님이 두들이는 법고 소리만이 산중의 산사를 중후하게 눌러 퍼진다.  어제밤 내린 비로 지리의 날씨는 무지 습하면서도 약간의 더운기운을 느끼며 우리 모든 멥버들의 겉옷을 합겹씩 벗겨 내게 한다.

 04시32분> 불일폭포전 휴게소~ 이 곳이 예전에 80년대 초뜸 내가 다닐때 기억으론 너와집에 한 노총각이 살았던 곳으로서 우리가 방문하면 한약초 약차를 건내 주곤했던 기억이 나는데... 지금은 일명 휴게소란 이름으로 등산객들의 휴식처를 자처하고 있는 것 같다. 이른 새벽이지만 많은 산행객들이 여기서 밤을 지새우며 또다른 지리의 밤을 즐기고 있었다.

 4시35분> 삼신봉과 불일폭포의 갈림길에 도착하여 삼신봉을 향하여 힘찬 행보로 능선길을 향해 그 속도를 더해 간다. 그런데 출발전 허리에 약간의 이상을 느꼈으나 산행중 몸이 풀리면 괜찮을 거라고 생각 올라쳤는데 그간 거의 한달만에 동참한 장거리 산행인데 내 위치를 보니 초반부터 선두에 서 있다. 오버페이스로 무리가 염려된다. 능선의 7부정도 쯤 속도를 늦춰 후미로 이동한다. 

 06시17분> 삼신봉으로 향하는 등선길에 올라서니 이제 서서히 여명이 밝아오고 주변엔 곱게 물든 단풍들이 아름다운 자태로 눈앞에 다가온다.

 키높이의 산중과 싸리나무를 헤치며 조금을 더 오르니 동녘의 구름속에서 구름을 뚫고 아침해가 올라오고 전날의 비로 지리의 산하엔 멋진 운무(해)쇼가 펼쳐진다.

 

 환상적인 지리의 운해를 잡기위해 우리 일행은 연빵 카메라 셔터를 눌러대며 환상의 절경에 도취하며 잠시지만 넉넉지 않는 산행시간의 일정도 잊어버린다. 

 

 운해를 구경하고 다시 능선길을 잡아 올라서는데 기어이 염려했던 다리에 문제가 생긴다. 사혈침으로 뭉친부위를 응급조치를 한 후 산행을 계속하는데 사혈침의 효과는 오래가지 못하고 금방 다시 근육이 뭉치면서 보행을 방해한다. 당연히 후미로 갈 수 밖에 없다. 괴로운 산행이다. 앞에간 동료들에 대한 미안함과 통증도 통증이지만 언제 풀릴지 몰라 마음이 조금 조급해져 통증을 참고 사혈침으로 피를 빼면서 산행을 강행한다.

 07시04분> 독바위에 도착한다. 일행들 올라가 멋진 경관을 구경하는 사이 난 그냥 앞질러 가야 한다. 다리를 풀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곳을 지날 무렵 깔딱에서 엄청 고생을 하고서야 그 위에 올라 대장의 노하우에 도움을 받아 다리에 몇번의 오버 스트래칭을 한 후에야 다행히 다리는 서서히 풀리기 시작한다.  

 이젠 산행 속도를 어느정도 맞출 수 있다. 그래도 좋아하는 바위길이 나와도 오늘은 조금 귀찮다. 지금까지의 다리 근육통에 너무 힘들었나 보다. 

 07시46분> 삼신산정에 도착한다. 이곳도 역시 발아래 펼쳐지는 운해가 아름답다.

 

 주변에 단풍도 선명하게 물들어 우리 눈을 즐겁게 한다. 지리산 단풍은 아마 다음주에나 오면 한창 물이 올라 불타는 멋진 단풍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08시12분> 삼신봉에 도착하여 간단히 기록사진을 남긴다.

 

 10시11분> 통천문 통과 무렵부터 이젠 그간 못잔 잠이 나를 괴롭히기 시작한다. 산행중 쏫아지는 잠으로 눈에 초점을 잃어 걷는게 괴롭다. 오늘 내 말고도 4명의 동료들 컨디션도 말이 아닌것 같다. 덕분에 진행 속도가 많아 더디어진다. 일행들에 많은 미안함을 느끼게 한다.   

 11시19분 세석에 도착한다. 여기서 점심시간으론 조금 이르지만 산장에 자리를 준비하고 점심을 한다. 허겁지겁 대충 점심을 챙긴 후 나는 잠시 눈을 붙인다. 불과 5분정도 잠이지만 그래도 조금 나은 것 같다. 

 

 12시00분> 점심을 먹고 영신봉을 오르니 역시 또 잠이 내 눈꺼풀에 메달리기 시작한다. 그래도 진행을 위해선 나아가야 한다. 영신봉에 올라선다. 몇몇의 컨디션 문제로 코스 변경 애기가 나오기 시작한다.

 영신봉 포토존에서 내려다본 지리는 항상 멋진 그모습이나 오늘은 특별히 단풍에 어울려지니 그 경관의 아름다움이 더해 보인다.

 이제 대충 몸도 다풀렸고 산행에 속도가 난다. 문제는 앞 산행에서 계획대비 시간이 너무 지체되었고 컨디션 안좋은 동료 몇분이 벽소령에서 탈출 애기가 나온다.

 01시25분> 선비샘에 도착한다. 여기서 좀 휴식(짜투리 잠과 함께)을 취하며 물은 받는다.

 02시14분>벽소령산장에 도착한다. 여기서 도솔암까지라도 가느냐 아니면 하산을 결정해야 하느냐 의견을 모아본다. 두 팀으로 나누어 목적지 까지 간다고 해도 하산시간은 7시가 넘을 것 같다. 씻고 식사하고 서울에 도착하면 도착 시간이 12시가 간들거린다. 일단 대장의 판단으로 하산을 결정한다.  

 그 대신 등로가 아닌 능선(오지)산행을 강행하길 합의한다. 벽소령에서 음정방향으로 약 100여 m를 내려오면 임도가 나온다. 이 임도를 타고 다시 우측으로 200여 m를 이동하니 우리가 계획한 능선을 만날 수 있다.  

 잡목과 산죽을 헤치면서 능선길을 주파한다. 그런데 모두들 지리의 주로보다 여기서 힘이 난다. 지리의 주등로는 모두 돌을 깔아서 다리에 피곤이 빨리오기 때문이다. 내려오는길 표고와 노루궁뎅이 버섯을 발견하고 채취한다. 노루궁뎅이 버석을 실물로 보기는 나도 처음이다.

03시55분> 한참을 내려오니 산림청 휴양림이 나온다. 구내를 가로질러 정문 매표소로 나와서야 차량을 콜한다.  

 

04시5분> 이렇게 해서 컨디션 난조로 13시간의 힘든 산행으로 이곳 광대골 지리산자연휴양림으로 좀점을 찍고 뒷풀이를 위해 함양으로 향한다. 못내 조금은 아쉬는 산행으로 다음에 개인적이라도 실상사에서 벽소령 코스 구간은 다시찾고 싶은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