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이야기

무리하게 과잉투자된 중소 조선사들의 현실

松宙 2008. 11. 19. 04:28

어제 창원에서 거행되는 한국기계대전에 참관차 입국한 중동의 빅 바이어들의 만남을 위하여 긴급 창원을 찾았다. 이들과의 약 2시간 상담을 하면서 현재 중동도 미국발 금융쇼크에 발목이 묶여 수요예측 변화에 따른 긴급 대 수술로 사우디의 ARAMCO가 내년에 계획중인 프로젝트중 약 2000억불 공사를 포기 취소하고 또한 UAE의 아부다비 역시 검토중이며 다른 중동 국가들도 예외는 아닐 것이란 발언에 역시 올 것이 왔구나 하는 탄식이 저절로 흘러 나왔다.

 

오후엔 우리나라의 조선부품의 메카인 부산 녹산공단을 잠시 방문하여 지인과 공단을 둘러보고 상경하게 되었는데 거리마다 내걸린 플랑카드는 "공장매매", "싼값에 전/월세"로 일색이다. 우리나라의 과잉조선 투자에 대한 걱정이 역시 세계적 불황에 갑작스런 선주들의 최근 오더취소 및 연기의 영향이 눈앞에 펼펴친다.         

녹산공단의 길거리마다 붙어있는 공장매매 및 임대 광고 현수막들이 불황을 말해준다. 

 

지금 우리나라의 조선업 현황의 시장의 급격한 둔화와 선박금융 경색, 환헤지 손실로 삼중고를 겪고 있는 중소형 조선사들의 자금난으로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지난 11월 18일 금융계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4대 대형 조선사들은 수조원대 현금을 쌓아두고 있어 유동성에 별다른 문제가 없지만 최근 각 지자제의 과욕과 또 수천억원대 설비투자를 무리하게 감행한 중소형 기존 또는 신규 조선사들은 신규 수주가 끊기고 은행의 금융지원이 중단되면서 자금난에 허덕이고 있음을 우리는 알고 있다. 

지금과 같은 자금경색이 내년 상반기까지 지속될 경우 중소형 조선사의 절반 정도는 부도가 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며, 지금 이 부산의 조선기자재 메카인 녹산공단 경영인들도 내년엔 약 20~30가 아니 더 많게는 40%가 문을 닫을 지 모른다고 걱정하고 있다.  

최근 한국조선학회 자료를 보면 전세계 화물선 수주량은 올해 1~9월중 950만 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34.5% 줄었다. 전체 선종에 걸쳐 감소세를 보인 가운데 초대형 유조선(VLCC)만 증가세를 보였으나 글로벌 금융위기가 심화된 9월에는 VLCC도 단 6척 발주에 그쳤다고 보고되고 있다. 그리고 전세계 신규 상선 발주 실적은 월 평균 200~300척 수준이나 지난 달에는 단 46척으로 급감했다며 글로벌 경기침체와 선박금융 위축으로 인해 조선사들이 신규 수주가 급감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벌크선의 시황을 보여주는 발틱운임지수(BDI)는 이번 달 첫째주 829로 지난 달 말의 851에 비해 22포인트나 떨어졌다. 이 지수는 5월 말 11,347을 고점으로 7월 말 8,771, 9월말 4,163으로 추락하고 있고, 컨테이니선의 시황을 나타내는 컨테이너선종합용선지수도 이달 첫째주 709로 지난해 평균인 1,343의 절반으로 떨어졌다. 이 지수는 올해 1월 말 1,366으로 높아졌다가 5월 말 1,316, 7월 말 1,184, 9월 말 1,004, 10월 말 732로 급락세로 들어선 것이다. 

 

그러나 현재까지 더이상의 변동이 없다면 내가 기대하는 LNG선의 수주는 금년이 엄동설한이며 내년 하반기부터는 중동, 아프리카발 오더가 터지면서 서서히 회복단계를 들어설 기미가 보여 그중 다행의 정보도 있다.     

그럼 왜 중소형 조선사 자금줄 막혔느냐를 분석해 보면 현재 국내에는 소형 조선사를 다하면, 300여개 선박 제조업체가 존재하며 1만t급 이상 상선을 제조할 시설을 갖춘 조선소도 다략 30여곳 정도이다. 그런데 대형 조선사들은 넉넉한 수주잔고를 쌓아두고 있는 데다 경기호황에 벌어둔 수조원대 현금성 자산이 있어 신규 수주가 없어도 버틸 체력이 있지만 중소형사들은 그 사정이 다르기 때문이다. 

물론 중소형사들도 3~4년치 수주잔량을 보유하고 있으나 은행들이 조선사를 대신해 발주사(선주사)에 끊어주는 환급보증서(RG) 발급을 중단해 선박 건조를 못하고 있는 것이다. 선주사들은 금융회사가 선박인도를 보증한다는 증서인 RG가 있어야 조선사에 계약금액의 15~20%인 선수금을 주는데 은행들이 특히 무리한 신규 설비투자에 부채비율이 높은 중소 조선사는 기피하게 될 것이고 유동자금이 충분한 안전형 대형 조선사에만 RG를 발급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그 잘나가던 조선업종이 지금의 가장 큰 문제는 돈줄이 막혔다는 것이며 환급보증서가 있어야만 선주로부터 돈을 받을 수 있는데 RG 발급이 안 되고 있다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중소형 조선사들은 환헤지 상품인 '키코'에 대거 가입해 큰 손실을 봐 2중, 3중고의 덧에 걸린 상황이다. 한국금융감독원 관계자의 발언에 의하면 "중소 조선업체 중 상당수가 키코 손실로 중기 유동성 지원 프로그램인 '패스트트랙'을 신청한 상황"이라는 말이 이 문제를 뒤받침해 주고 있다.

결국 생존의 기로에 선 중소 조선업체 들은 이미 수주 받은 물량도 취소될 경우 생존이 존폐에서 위태로울 수 밖에 없음을 우려하고 있다. 국내 한 경제연구소 관계자는 "가장 큰 위험은 선박 수주가 취소되는 것"이라며 "최근 발주가 많았던 벌크선의 수주 취소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수주가 취소돼 당장 일거리가 없어지면 회사가 버틸 수가 없다"고 말하고 물론 거기에 기자재를 공급하는 부품업체들도 상당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말한다. 

올해 들어 벌크선 과잉발주 여파로 중국에서는 벌써 선주사들의 계약 취소 사태가 발생하고 있는데 국내 신설 조선사들도 벌크선 비중이 높은 편이므로 이는 불을 보듯 비디오가 되는데 1~2년전 급격한 중동 오일달러의 폭발과 함께 중동 아프리카의 붐에 발맞춰 금년이후 5~7년간의 청사진이 그려졌고 이에 물동량이 늘어날 것을 기대한 선주들이 너도나도 선편마련에 혈안이 되었으나 이젠 세계적 불황으로 그 계획 프로젝트가 수정되고 있는 마당에 무리한 선박건조는 그들에게 또 무리가 될 수 있어 당연한 결과가 되고 있다.  

그래서 지금 우리나라의 중소형 조선사들 중 시설투자를 많이 한 신설 조선사들은 원자재도 사지 못하는 지경이라며는 말과 함께 기자재 업체에 대금결재도 못해주는 문제가 발생되고 있어 이런 상태가 내년 상반기까지 지속된다면 중소형 조선사의 절반 정도는 부도가 날 수 있다는 말이 절대 엄살이 아님을 우려와 함께 뒤받침해 주고 있다. 

이는 어떻게 보면 한때 조선이 된다 싶어 너도나도 조선업에 뛰어들며 전국의 해안지역 지가를 올려놓고 거기에 발마춰 지자체들의 거들음이 이를 가속화 시키게 되었는데 이로 인한 금년도의 이상 철강재 폭등과 인력난으로 다른 산업에 까지 피해아닌 피해를 주었는데 지금은 자금력 약한 이들이 무리한 투자를 감행한 중소형 조선소은 생사가 갈릴 수 있는 상황에 쳐해있으며, 이들 중소형사들로 하여금 그 지자체들은 그 지역 고용인력의 실직문제와 이들의 문제로 그 지역 경제에 미치는 큰 충격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는 현실이 되어 버렸다. 

물론 일부 조선사들은 은행권에서 환급보증서만 끊어줘도 수주물량을 기반으로 생존이 가능할 수 있음에 정부 차원의 선별적 금융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며, 지금의 조선사 사태에 그 충격을 줄 일 수 있는 해법이 요구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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